인간의 언어가 어떻게 발생했는지에 대해서 알아보려고 한다. 최근의 일부 연구자는 인간 언어의 발생과 별화를 진화론적으로 설명하려고 시도하였다. 이번에는 진화심리학적으로 언어의 발생을 설명하는 입장의 주요 개념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모든 문화권에서 인간은 나름대로의 언어를 사용하는지 알아보자
자연선택
최근의 일부 연구자는 인간이 언어로 의사소통하고자 하는 것은 본능이고 언어의 근원을 설명할 수 있는 유일한 과학적 설명은 자연석택이라고 주장한다. 진화에서 유기체의 구성 요소가 어떤 기능을 충족하기 위해 설계되었을 때에 적응적 복잡성을 가진다. 핑커와 블룸은 이러한 적응적 복잡성을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자연선택이라고 주장한다. 이들은 척추동물 눈의 진화를 대표적인 예로 든다. 척추동물의 눈은 빛을 굴절시키는 투명한 막, 초점을 맞춰주는 수정체 빛에 민감한 신경 조직 층, 조도에 따라 직경이 변화하는 홍채, 다른 쪽 눈과의 수렴을 위해 움직이게 해 주는 근육, 그리고 모서리, 색깔, 움직임 등에 반응하는 신경회로 등 매우 복잡한 구조로 되어 있다. 인간의 언어도 이러한 논리를 적용하는데, 인간의 언어는 음운론, 형태론, 통사론, 심성어휘집, 성도, 음성 인식, 분석 알고리즘, 학습 알고리즘 등 매우 복잡한 구조로 구성되어 있다. 이렇게 복잡한 언어 구조는 인간이 의사소통을 하고자 하는 목적을 충족하기 위해 단순한 단어의 배열에서 진화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복잡한 구조를 가진 언어는 의사소통에서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었을 것이고 이런 의사소통 능력은 인간에게 커다란 경쟁력을 갖게 해 주었을 것이다. 핑커 등은 언어 구조의 진화 역시 눈 구조의 진화처럼 자연 선택이 아니고는 설명할 방법이 없다고 주장한다.
성도의 진화
언어가 진화적 산물이라는 증거는 말소리를 산출하는 성도의 진화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인간의 말소리는 폐에서 올라온 공기가 후두를 지나 후두 위에 있는 성대 사이를 통과하면서 산출된다. 그런데 인간 후두의 위치를 다른 동물과 비교해 보면, 다른 동물에 비해 낮게 자리 잡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와 같이 후두가 내려앉음으로써 인간은 다양한 말소리를 낼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여 다른 동물이 만들 수 없는 여러 종류의 모음을 생성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진화적으로 후두가 내려앉은 것은 이러한 장점과 더불어 치명적인 단점도 주었다. 후두가 내려앉음으로써 입으로 들어온 음식물이 기도로 내려가서 질식해 죽을 위험이 커졌던 것이다. 이러한 생명 유지의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후두가 내려앉아서 다양한 말소리를 낼 수 있게 된 것은 인류에게 더 큰 생존 가치를 주었을 것이다. 리버만(Liebeman)은 언어를 가졌던 크로마뇽인들은 생존하였으나, 그들과 같은 시대에 살았던 네안데르탈인은 왜 생존할 수 없었는지가 언어의 진화적 가치를 보여 준다고 주장하였다.
피진어와 크리올어
언어 발생에 대한 진화적 증거를 찾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언어의 발생을 추측해 볼 수 있는 사례를 역사 속에서 찾아볼 수 있다. 고옹의 언어를 갖고 있지 않은 사람들이 모인상황이 있었다. 이 상황에서 사람들은 의사소통의 필요성을 느꼈고, 그들은 자신들이 접한 언어의 단어를 빌려서 단순히 나열하면서 의사소통을 시도하였다. 이때 이들이 사용한 언어는 어순도 일정하지 않고 문법이 결여된 매우 원시적인 형태를 띠고 있었다. 이러한 언어를 피진(pidgin)어라 한다. 예를 들면, 20세기 초에 하와이 사탕수수 농장에서는 일본, 한국, 필리핀 등에서 노동자들을 받아들였다. 하와이 농장에서 일하게 된 이들은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였기에 자신들이 사용하는 언어로는 의사소통을 할 수 없었다. 이들은 의사소통을 위해 피진어라는 임시방편의 혼합 어를 만들었다. 예를 들어 Me cape buy, me check make와 같은 피진어는 상황에 따라 다르게 해석하는데, 만약 농장 주인이 커피를 사러 온 사람에게 하는 말이라면 "그가 내 커피를 샀고, 내게 수표를 끊어 주었다."라고 해석할 것이다. 이와 같이 피진어는 일관된 어순이나 복잡한 구조를 가지지 못하고 단순히 단어를 나열한 것에 불과하기에 언어가 갖추어야 할 기본 요소가 결핍되어 있다. 하나 세대를 거치면서 이 보잘것없는 피진어가 보다 언어다운 구조로 변해 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피진어로만 이야기하는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은 자기 부모들처럼 단편적으로 단어를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파진어에는 없었던 복잡한 문법을 가지고 새로운 언어를 만들어 냈고, 하와이 마우이섬에서는 피진어가 문법적인 틀을 갖추기 시작하며 크리올(Creole) 어가 발생했다.
결론적으로 복잡한 문법 체계를 갖춘 언어의 발생은 언어가 이전 세대에서 단순히 전달된 것이 아닌 아동에 의해 창의적으로 생산된 경과임을 보여준다. 또한 이것은 언어 발생이 대뇌에 자리 잡고 있는 선천적인 언어 기관의 산물이라는 것을 시사해 주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심리학에 이것을 적용해 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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