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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장기기억 부조화와 파지, 조직화와 인출, 도식과 기억

by 정찾남 2023. 10. 12.

장기기억은 지속 시간이 긴 기억으로, 지속 시간뿐만 아니라 부화화 단계나 인출단계에서 단기기억과 다른 특성을 보인다. 현상적으로도 장기기억은 자각과 관련이 적다. 지금부터 장기기억의 부조화와 파지, 조직화와 인출, 그리고 도식과 기억에 관하여 이야기를 나누어 보고자 한다.

참조 : 장기기억의 프로세스

부조화와 파지

어떤 단어가 특정 문장에 적합한지와 같은 의미 처리를 하는 경우 그 단어는 다른 정보와 연결되는데, 이렇게 다른 정보와 연결되는데, 이렇게 다른 정보와 연결하는 것을 정교화라고 하는데, 동시에 주어지는 다른 정보와 연결하는 정교화뿐만 아니라 자기가 알고 있는 다른 정보와 연결하는 정교화 처리도 기억에 도움이 된다. 정교화 처리를 하게 되면 부화화가 잘 될 뿐만 아니라 그 정보를 직접 인출하지 않더라도 관련된 다른 정보를 통한 인출에도 도움이 된다. 기억해야 할 정보를 조직화하는 것도 기억에 도움이 된다. 바워는 기억해야 하는 정보를 뜻이나 범주 등을 기준으로 조직화해서 제시하면 조직화하지 않고 제시했을 때에 비해 기억을 잘한다는 것을 보고하였다. 교재나 강의를 이해하고 기억해야 하는 경우처럼 기억해야 할 정보들이 내용상으로 서로 관련되어 있는 경우에는 조직화가 더 큰 힘을 발휘한다. 교재 내용을 조직화할 줄 모르는 학생들에게 서로 묻고 답하기나 스스로 글을 훑어보고 질문을 만든 다음 책을 꼼꼼하게 읽게 하는 SQ3R이나 PQ4R과 같은 조직화하는 방법을 가르쳐 준 연구에서는 이전에 비해 이해 정도가 향상되었다. 파지에서도 단기기억과 장기기억은 다른 특성을 보여 주는데, 단기기억은 지속 시간이 짧고 용량이 매우 제한되어 있다고 한 데 반해 장기기억은 지속 시간과 용량이 거의 제한이 없다고 알려져 있다 파지 기간 동안 정보의 변화가 일어나는지에 대해서는 연구자 간에 의견이 갈린다. 도식이 기억에 미치는 영향을 서술하는 부분에서 자세히 다루겠지만, 도식에 일치하는 정보와 그렇지 않은 정보의 접근 가능성이 파지 기간 동안 선별적으로 달라진다고 주장하는 연구도 있다.

조직화와 인출

장기기억의 내용을 인출한다는 것은 그 내용을 단기기억으로 불러오는 데 성공했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그럼 장기기억의 인출 기제는 단기기억의 인출 기제와 같은것일까 단기기억에서는 순차적으로 인출되기 때문에 기억해야 할 항목이 많아지면 인출 시간이 선형적으로 증가하였다. 장기기억에서도 순차적으로 인출이 일어난다면, 장기기억은 용향이 아주 크기 때문에 인출하려면 엄청난 시간이 걸려야 한다. 그런데 장기기억에 있는 정보들은 일반적으로 아주 빠르게 인출되는데, 우리는 상대방의 말을 들으면 곧 그에 대해 답을 한다. 이것은 단어의 발음 뜻을 포함해 장기기억에 있는 여러 정보를 아주 빠른 속도로 인출하기에 가능한 것이다. 그렇다면 장기기억에 있는 정보는 기억이 효율적으로 조직화되었느냐, 효율적인 인출 단서가 사용되었느냐에 달려 있음을 보여 준다. 이것을 가능케 하는 기제가 활성화 확산이다. 이것은 조직화된 기억 중 어떤 정보가 활성화되면 그것과 연관된 정보가 관련된 정도에 따라 차등적으로 활성화될 수 있다. 이를 활성화 확산이라 부르는데, 기억에서 활성화 확산이 일어나서 조직화가 인출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점화 효과가 나타났음을 잘 보여주며, 이것은 관련된 단어가 먼저 보이면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단어 재인이 빨리 일어나는 현상을 가리킨다. 이것은 장기기억을 인출하는데 활성화 확산이라는 기제가 아주 중요한 기제이다. 단 주의사항은 우리는 회상과 인출을 같은 의미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이 둘이 같은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우리가 어떤 것을 정확하게 회상했다고 해서 그것이 장기기억에서 인출된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오기억은 지난번 이야기했는데, 우리가 회상해 내는 것 중에는 장기기억에서 인출한 것이 아니라 상황과 관련된 지식 등을 이용해서 구성해 낸 부분도 있게 된다.

도식과 기억

러멀하트(Rumelhart), 솅크와 에이블슨 등은 관련된 정보가 조직화된 거대 단위의 기억이 있다는 것을 주장하고 이를 도식,  혹은 사건 도식이라 불렀다. 여러 실험에서 이런 거대 기억들이 지각, 이해, 기억 등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예를 들면, '영희가 치과에 갔었다.'는 말만을 듣고도 우리는 영희가 어디가 아파서 왔는지 접수창구에서 말했을 것이고, 진료가 끝난 다음 치료비를 내고 나왔을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다. 또한 바틀릿이 주장한 대로 사람들이 회상해 내는 것은 실제 기억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럴싸하게 구성한 것일 수 있음을 여러 연구에서 확인할 수 있다. 증언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한 로프터스의 연구가 좋은 예가 된다. 그는 일련의 연구를 통해 사람들의 기억이 사건 발생 이후에 다른 사람이 던진 질문과 같은 정보에 의해서 왜곡될 수 있음을 보여 주었다. 한 실험에서는 차가 달리는 비디오를 여러 사람에게 보여주었다. 실제로 비디오에서는 추돌사고가 일어나지 않았지만, 사람들에게 차가 부딪힌 상황에 대한 질문을 하였고, 일주일 뒤 그 학생들에게 다른 질문으로 깨진 전조등을 보았는지 물었을 때 대부분이 보았다고 스스로 기억을 왜곡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 실험 결과는 유도 질문이 기억 인출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 주는 것으로서 증인의 증언이 법적인 판단의 유일한 근거가 될 수 없음을 보여 주는 중요한 근거가 되었다. 

 

우리는 장기기억에서 정보의 조직화와 정교화가 부호화 단계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며, 인출은 단서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것, 장기기억에는 반복해서 연합되거나 관련된 정보가 한 덩어리로 조직화된 도식이라는 기억도 있는데, 도식은 부화화뿐 아니라 인출에서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아보았고, 이것을 본인의 장기기억에 도움이 되게 활용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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